서울 마지막 달동네, 81개 동 매머드급 타운하우스로의 반전

1960년대 청계천 철거민들의 이주로 형성된 성북구 정릉골(정릉동 757번지 일대)은 천혜의 북한산 자연환경을 품고 있지만, 엄격한 고도제한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약점을 무기로 바꿨습니다. 무리하게 고층 아파트를 밀어붙이는 대신, 지하 2층~지상 4층, 무려 81개 동, 총 1,411세대 규모의 프리미엄 저층 타운하우스로 재개발 노선을 확정 지으며 정비업계의 판도를 뒤흔들었습니다.

임대 0세대, 100% 조망권 ‘르테라스 757’의 압도적 스펙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이곳의 단지명은 ’르테라스 757(Le Terrace 757)‘입니다. 재개발 사업지임에도 임대 세대가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 엄청난 프리미엄입니다. 전용면적 59㎡의 실속형부터 165㎡에 달하는 대형 평형까지 폭넓게 구성되며, 조합원 전 세대가 북한산과 정릉천 조망을 누리게 설계되었습니다. 리조트급 인피니티 풀과 히노끼탕 등 하이엔드 커뮤니티까지 더해져, 낡은 판자촌이 서울 유일무이한 최고급 주거단지로 천지개벽할 채비를 마쳤습니다.

4층 유지 vs 15층 중층 아파트, 수익성 늪에 빠진 조합 내홍

그러나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가 80% 넘게 진행되던 중 사업은 거대한 암초를 만났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을 둘러싼 조합 내부의 치열한 노선 갈등입니다. 이미 인허가가 끝난 ’4층 타운하우스 원안‘을 빠르게 추진하자는 측과, 사업성이 낮으니 종상향을 통해 ’최고 15층 규모의 중층 아파트를 섞어 지어 세대수를 약 500세대 늘리고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자‘는 측이 팽팽하게 맞선 것입니다. 정비계획을 전면 수정하자는 주장이 충돌하며 조합 집행부가 해임되는 등 조합의 기능은 1년 넘게 사실상 마비되었습니다.

여기에 달동네 특유의 복잡한 권리관계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무허가 건축물이 많은 특성상, 영세 세입자들의 명도소송과 주거이전비 보상을 둘러싼 갈등이 극에 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강압적인 이주 독려로 고령의 세입자가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등 비극적인 일까지 겹치며 물리적인 이주 절차마저 무거운 침묵 속에 빠졌습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 르테라스 757이 풀어야 할 숙제

조합 내부의 헤게모니 싸움과 이주 갈등으로 사업이 공전하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이주비 대출 등으로 끌어다 쓴 막대한 사업비 탓에 조합이 감당해야 할 금융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며, 산술적으로 이미 백억 원대 이상의 손실이 누적된 상황입니다. ’서울 최대 타운하우스‘라는 하이엔드의 이상과 ’분담금 절감‘이라는 뼈아픈 현실 사이에서 길을 잃은 정릉골. 이 거대한 81개 동의 청사진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양측의 타협과 세입자 이주 문제에 대한 원만한 봉합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