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 산161-13 일대, 흔히 ’희망촌‘이라 불리는 이곳은 1960~70년대 서울 도심 개발(청계천, 마포 등) 과정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이 이주하며 형성된 집단 정착촌입니다. 당시는 갈 곳 없는 이들에게 ’희망‘을 품고 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었으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이곳은 좁은 골목과 낡은 천막 지붕, 도시가스조차 들어오지 않아 연탄에 의지하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남았습니다. 1996년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되며 변화를 꿈꿨지만, 그것이 오히려 수십 년간의 개발 정체를 알리는 서막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희망촌은 2005년 #상계뉴타운 에 포함되며 잠시 활기를 띠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주민 갈등과 낮은 사업성으로 인해 뉴타운에서 해제되었고, 2021년에는 인접한 #상계3구역 공공재개발과 연계 개발을 시도했으나 2024년 7월 최종적으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제외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이곳은 무허가 건축물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토지는 서울시나 산림청 소유인 국공유지가 절반에 가깝습니다. 집은 있지만 땅은 없는 특수한 소유 구조와 최고 40도에 육박하는 급경사지, 그리고 자연녹지지역이라는 용도 규제까지 겹치며 일반적인 민간 재개발 방식으로는 도저히 사업성을 맞출 수 없었던 것입니다.

계속되는 실패 속에서 2024년 말부터 새로운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민간에 맡겨서는 답이 없다는 판단하에, 서울시와 노원구가 직접 주도하는 ’공공 주도 정비‘ 방식이 도입된 것입니다. 바로 옆 상계3구역의 #공공재개발 계획에 맞춰 희망촌의 정비 가이드라인을 함께 설계하는 이른바 #인접지선도형개발 입니다.
실제로 2025년 6월, 서울시의회 에서 '’희망촌 정비 가이드라인 수립'‘ 위한 용역비가 통과되었고, 2026년에는 본격적인 정비계획 수립 예산이 편성될 예정입니다. 자연녹지를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고, SH공사 등이 참여하여 지형에 맞는 테라스하우스나 중층 규모의 공동주택을 짓는 구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이 죽기 전에 번듯한 집에서 딱 하루만 자봤으면 좋겠다"는 희망촌 주민들의 소망은 이제 단순한 푸념을 넘어 행정의 영역으로 들어왔습니다. 백사마을 재개발이 본궤도에 오른 것처럼, 희망촌 역시 공공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된다면 불암산 숲세권을 품은 명품 주거지로 거듭날 잠재력은 충분합니다.
물론 토지 변상금 문제와 무허가 건축물 소유주들의 입주권 산정 등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습니다. 하지만 60년 만에 처음으로 가이드라인이라는 구체적인 지도가 그려지고 있는 만큼, 이번만큼은 '희’없는 희망촌'이‘아닌, 이름값 하는 '진짜희망‘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