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 있던 조각들의 반란, ‘모아타운’의 시대를 열다
서울 강북구 번동 일대는 오랫동안 노후 저층 주거지의 대명사였습니다. 원래 이곳은 5개의 구역이 각각 소규모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며 각자도생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2022년 1월, 서울시가 이곳을 전국 제1호 모아타운 시범지구로 낙점하며 운명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작은 사업들이 하나로 뭉치며, 서울 정비사업의 판도를 바꿀 거대한 프로젝트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미친 속도로 증명한 가치, 1,242세대 대단지의 탄생
‘첫 모아타운 일반분양’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이 단지는 정비사업 역사상 유례없는 속도를 보여주었습니다. 구역 지정 후 착공까지 단 2년여 만에 주파하며, 최고 35층, 13개 동, 총 1,242세대 규모의 ‘북서울 하늘채 시그니프’로 거듭났습니다. 소규모 개발로는 불가능했던 지하 주차장 통합과 대단지급 커뮤니티 시설을 확보하며, ‘나홀로 아파트’가 아닌 당당한 랜드마크 아파트로서의 위용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북서울꿈의숲을 품은 강북의 새로운 심장
입지 역시 ‘1호’답습니다. 서울의 허파인 북서울꿈의숲을 내 집 앞마당처럼 누리는 숲세권이며, 단지 옆 우이천의 수변 라이프까지 더해졌습니다. 여기에 코오롱글로벌의 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프(Signif)’가 입혀지며 주거 퀄리티를 한 단계 높였습니다. 향후 개통될 동북선 경전철 호재까지 고려하면, 이곳은 단순한 주거지를 넘어 강북권의 새로운 주거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1호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현실, ‘갈팡질팡’하는 모아타운들
하지만 번동의 성공이 모든 모아타운의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번동은 서울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주민들의 일치단결된 의지가 맞물린 아주 특수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울 전역에 지정된 수많은 모아타운 후보지 중 상당수는 여전히 사업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주민 간의 갈등,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사업성 악화, 투기 세력 유입에 따른 반대 여론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1호 분양‘이라는 번동의 승전보 뒤에는, 아직도 안갯속을 걷고 있는 수많은 모아타운의 냉정한 현실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