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집값의 지형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한때 '서울 외곽'으로 분류되던 은평구에서 전용 84㎡(국민평형) 아파트값이 20억 원 문턱까지 치솟으면서, 강남·마용성 중심이던 고가 아파트 지도가 강북 중하급지로 빠르게 넓어지는 모습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은평구 증산동 ‘DMC센트럴자이' 전용 84㎡는 최근 19억 5,000만 원 선까지 올라섰다. 올해 6월과 7월만 해도 같은 평형이 18억 원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몇 달 만에 1억 5,000만 원가량 몸값을 끌어올린 셈이다.
이 단지의 상승세가 더 두드러지는 이유는 은평구 전체 시세와 비교했을 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올해 8월 서울 25개 구의 아파트값을 전용 84㎡로 환산한 결과, 은평구는 9억 6,000만 원으로 서대문구(11억 8,000만 원)보다 2억 원 이상 낮았다. 구 전체로는 여전히 서대문보다 '한 수 아래'지만, 대장 단지만 놓고 보면 판도가 뒤집힌 것이다.
실제로 인근 서대문구 주요 단지들과 비교하면 이 같은 역전 현상이 뚜렷하다.
단지명 | 위치 | 전용면적 | 거래가 | 거래 시점 |
|---|---|---|---|---|
e편한세상신촌 | 서대문구 북아현동 | 85㎡ | 23억 8,000만 원 | 2026.7 |
DMC센트럴자이 | 은평구 증산동 | 84㎡ | 19억 5,000만 원 | 최근 |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 | 서대문구 홍제동 | 84㎡ | 18억 7,500만 원 | 2026.7 |
경남아파트 | 서대문구 북아현동 | 84㎡ | 18억 1,000만 원 | 2026.7 |
DMC센트럴아이파크 | 서대문구 남가좌동 | 84㎡ | 14억 8,000만 원 | 2026.6 |
DMC센트럴자이는 신촌 생활권인 북아현뉴타운 대장 ‘e편한세상신촌'을 제외하면, 홍제동 신축 대장인 '서대문푸르지오센트럴파크'와 북아현동 '경남아파트'를 모두 앞질렀다. 특히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남가좌동 ‘DMC센트럴아이파크'와는 4억 원 이상 격차를 벌렸다. 웬만한 서대문 신축보다 은평 대장주가 더 비싸진 것이다.
가격 상승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교통이다. 단지는 지하철 6호선·공항철도·경의중앙선이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트리플 역세권에 자리해 상암 DMC 업무지구와 여의도·광화문 등 주요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다. 다만 강남 방면 직결 노선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단지 내에서는 불광천 방향으로 시야가 트인 3단지 동들이 막힘없는 개방감을 갖춰 핵심 동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흐름은 DMC센트럴자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가 국평 2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은평까지 20억 고지를 넘보면서, 강북 중하급지 신축 대장 단지들이 줄줄이 몸값을 높이고 있다. 수요자들이 '어느 구냐'보다 '신축·역세권·대단지냐'를 먼저 따지기 시작하면서, 지역 간 서열이 흐려지는 이른바 '평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서울 전반의 신축 희소성이 이어지는 한 강북 중하급지 대장 단지의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구 평균과 대장주 간 격차가 커질수록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도 커지는 만큼, '강북 20억 시대'가 새로운 기준으로 안착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