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15구역 예상 조감도 (이미지=방배15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서울 서초구 방배15구역이 시공사 계약을 둘러싼 내부 진통을 딛고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조합 집행부를 새롭게 꾸린 지 불과 3주 만에 인허가의 9부 능선을 넘어서면서, 인근 대단지 입주로 달아오른 방배동 정비사업 판도에 다시 한번 강력한 동력이 실릴지 이목이 쏠린다.

5일 정비업계와 서초구청에 따르면 구는 이날 ‘방배15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위한 공람 공고’를 내고 관련 관계 서류를 공개했다. 이번 공람은 도시정비법에 근거해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에 따른 주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절차로, 오는 19일까지 서초구청 재건축사업과와 방배2동 주민센터, 조합사무실에서 진행된다.

공고에 따르면 사업 부지는 서초구 방배동 528-3 일원 8만5004.1㎡ 규모다. 대지면적 7만3803.6㎡에 건폐율 36.60%, 용적률 239.36%가 적용되며, 향후 이 일대에는 지하 5층~지상 25층, 19개 동, 아파트 1,688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최고 높이는 79.25m, 사업 시행기간은 인가일로부터 90개월이다. 당초 시공사 선정 당시 계획이었던 18개 동, 1,619가구에 비해 동 수와 가구 수가 모두 늘어났다.

방배15구역은 과거 1·2종 일반주거지역 혼재 및 7층 이하 높이 규제 등에 가로막혀 사업성 확보에 한계가 뚜렷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 2022년 9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종상향을 담은 정비계획 변경안이 통과되면서 숨통이 트였고, 이듬해 12월 조합설립인가를 거치며 급물살을 탔다.

다만 시공사 선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4년 말 첫 현장설명회에 대형 건설사 10곳이 몰렸으나 실제 입찰에는 포스코이앤씨 단 한 곳만 참여해 두 차례 유찰됐다. 결국 조합은 지난해 6월 총회에서 조합원 94.1%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포스코이앤씨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비는 약 7,553억 원이며,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해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 적용이 확정됐다.

시련은 계약 이후 찾아왔다. 집행부를 견제해 온 정상화위원회가 공사비 내역서와 품질사양서 등 핵심 자료 공개 미흡을 문제 삼으며 시공사 선정 과정과 계약 조건에 제동을 걸었다. 결국 갈등이 격화되면서 지난 6월 대의원 11명이 동반 사퇴했고, 정관상 의결 정족수(87명)를 채우지 못한 대의원회가 멈춰 서며 조합 의사결정 기능이 약 4개월간 마비되는 사태를 맞았다.

조합은 지난달 17일 임시총회를 열어 이사와 대의원을 새롭게 선임하고 집행부 재정비에 성공했다. 같은 총회에서 정상화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제명안이 찬성 531표로 가결되기도 했으나, 해당 위원장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김석근 조합장은 집행부 정상화 직후 사업시행인가와 관계기관 협의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이번 구청 공람 공고는 그 약속을 신속하게 이행한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한편, 방배동 일대는 최근 굵직한 정비사업들이 잇달아 결실을 보며 강남권 신흥 ‘하이엔드 주거벨트’로 재편되고 있다. 방배5구역을 재건축한 ‘디에이치 방배’(3,064가구)가 지난 9월 입주를 시작해 순항 중이며, 방배6구역 ‘래미안 원페를라’ 역시 입주를 마쳤다. 여기에 방배삼익을 재건축하는 ‘아크로 리츠카운티’가 내년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있고, 방배13구역 ‘방배 포레스트자이’(2,228가구)와 방배14구역 ‘방배 르엘’ 등 후속 사업지들도 착공을 향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입주를 시작한 디에이치 방배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인근 전세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는 등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정비업계의 한 전문가는 “방배동 일대에 대규모 신축 아파트 입주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지역 전체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며 “방배15구역 역시 내부의 법적·행정적 갈등 요소를 얼마나 원만하고 신속하게 봉합하느냐가 향후 성공적인 이주 및 분양 일정을 좌우할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홍이라는 거센 터널을 지나 비로소 인가 문턱에 다가선 방배15구역이 방배동 정비사업 지도의 다음 주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