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노원구 재건축 시장의 풍향계로 꼽히는 ‘상계주공5단지’가 시공사 선정 당시 핵심 조건이었던 공사기간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최근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시공사가 내건 45개월 공기의 전제 조건이었던 ‘공사차량 게이트 4개 확보’가 정작 조합원 투표 당시 공식 책자에서 누락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유주들이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을 향해 해명과 대책 마련을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사업 토지등소유자들은 ‘토지등소유자 일동’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신탁사의 반복되는 사업 관리 부실과 중요 정보 누락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논란의 도화선은 ‘공사차량 진·출입 게이트’다. 소유주 측에 따르면, 시공사가 제안한 45개월이라는 파격적인 공사기간은 기존 인허가 도서에 반영된 게이트 2개가 아닌 ‘게이트 4개 확보’를 전제로 산정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소유주들이 시공사를 선택할 때 판단 근거로 삼았던 전체회의 공식 책자(입찰제안서에 대한 시행자 검토 자료)에는 이 결정적 조건이 빠져 있었고, 소유주들은 이를 모른 채 가계약까지 체결했다는 주장이다.
더 큰 문제는 시공사 선정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추가 게이트 확보 업무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단지 인근 학교의 ‘교육환경 절대보호구역’ 규제에 가로막혀 추가 게이트 확보가 사실상 난항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장에서는 45개월 공기가 허울뿐인 약속이 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만약 공기가 연장되고 금융비용과 공사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유주들의 추가 분담금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소유주들은 ▲시공사 선정 취소 당시 정보 제공 미흡 ▲도시정비 업체와의 불필요한 추가 계약 논란 ▲평형배정 기준 사전 미확정 ▲담당자 잦은 교체로 인한 인수인계 공백 등 그간 누적된 신탁사의 관리 부실 문제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소유주 측은 한국자산신탁을 상대로 6대 핵심 요구사항을 공식 통보했다. ▲게이트 2개 및 통학 시간 제한을 반영한 현실적인 공정표 재검토 ▲게이트 4개 조건 누락 경위 및 지난 1년간의 관련 공문 투명 공개 ▲사업 지연 방지 및 관리처분계획 적정성 확보 일정 제시 ▲업무상 과실 확인 시 손해에 대한 합리적 책임 방안 마련 ▲부장급 전담자 1:1 배치 ▲수수료 상한선 신설 및 독소조항 삭제 등 계약 갱신 협조를 요구했다.
소유주 일동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리한 갈등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정당한 재산권 보호와 신속·투명한 사업 추진”이라며, 신탁사가 소유주들의 신뢰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것을 거듭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