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역 일대 전경 (이미지=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http://data.si.re.kr), 서울연구원)

서울 내 아파트값 하위권을 맴돌며 만년 저평가 지역으로 꼽히던 중랑구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올해 서울 자치구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신축 국민평형(전용 84㎡) 실거래가가 16억 원에 육박한 가운데, 일선 현장에서는 20억 원을 상회하는 호가 매물까지 등장하며 동북권 신흥 강자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과거 중랑구는 지하철 7호선과 경의중앙선 등 교통망을 갖추고도 주요 업무지구와의 물리적 거리, 대규모 신축 공급 부재 등으로 인해 상승장에서도 소외되는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올해 흐름은 정반대다. KB부동산 주간 동향에 따르면 중랑구는 지난 7월 셋째 주 1.08%의 아파트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이자, 같은 주 서울 평균(0.34%)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월간 기준으로도 7월과 8월 두 달 연속 서울 지역 상승률 1위(2.08%, 2.25%)를 휩쓸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역시 7월 넷째 주 기준 약 10년 8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0.53%)을 보였다.

가파른 상승세는 매매 실거래가에서 고스란히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면목동 대장주로 꼽히는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 9월 8일 15억 9,000만 원(26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12월의 종전 최고가(13억 4,000만 원) 대비 무려 2억 5,000만 원(18.7%)이 뛴 금액이다. 같은 단지 전용 114㎡ 또한 지난 8월 18억 원(22층)에 손바뀜됐다.

소형 평형의 상승세도 거세다. 현장 중개업계에 따르면 중화동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전용 59㎡는 최근 15억 원 선에 거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4월 기록한 최고가(12억 7,000만 원)보다 2억 원 이상 뛴 액수다. 현재 해당 단지 전용 84㎡의 경우 20~21억 원을 부르는 호가 매물까지 출현한 상태다.

시장 일각에서는 중랑구의 ‘국평 20억’ 진입이 막연한 기대감만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중랑천 하나를 사이에 둔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전용 84㎡가 지난 8월 20억 6,000만 원에 거래되며 인근 지역의 확실한 가격 기준선을 세웠기 때문이다. 2023년 분양 당시 12~14억 원대였던 이 단지가 3년 만에 20억 원을 돌파하면서, 중랑구 신축 단지들의 맹렬한 ‘키 맞추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반전의 배경으로는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실수요자들의 ‘동북권 풍선효과’가 꼽힌다. 고가 주택 진입 문턱이 높아지자, 상봉역 GTX-B 노선 개통과 면목선 경전철, 망우·중화동 일대 정비사업 등 대형 호재가 맞물린 중랑구로 매수세가 집중되며 지역 재평가를 앞당겼다.

다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속도 조절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10월 중랑구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1.14% 올라 여전히 서울 평균(0.61%)의 두 배를 상회했지만, 2%대를 기록했던 여름장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아울러 ‘20억 원’ 안착을 위해서는 대출 한파라는 현실적 장벽을 넘어야 한다.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축소된 현 상황에서, 20억 원대 매수는 온전히 강력한 현금 동원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중랑구 시장의 패러다임이 ‘가성비 중심’에서 ‘신축 프리미엄’으로 완전히 옮겨가고 있다”면서도 “현재 20억 원 호가는 대출 규제를 고려할 때 실수요층이 극도로 제한되는 구간인 만큼, 호가가 실제 거래로 안착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의 핵심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